‘석면 파우더’ 피해자 집단손해배상소송에 취임 후 첫 세무조사까지 취임 100일 ‘악전고투’ “문제없다” 회사 측 설명 불구 긴장감 역력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취임 이후 악재가 계속 겹치고 있어서다. 얼마 전 ‘석면 파우더 파문’으로 회사 창립이래 큰 고초를 치른 데다, 최근엔 정기 세무조사로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취임 한 지 100일도 안된 상황에서 큰 일을 겪고 있는 김 회장 입장에선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보령제약은 지난 3월 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맏딸인 김은선 대표이사가 바통을 물려받았다. 지난 3월 17일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니 정식으로 경영권을 승계한 것은 이제 100일도 안된 셈이다.
연이은 악재에 한숨만…
보령 안팎에서는 김은선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이는 김 회장이 예상보다 꽤 이른 시점에서 경영권을 인수한 배경과도 일맥상통한 부분이다. 김 회장은 2005년부터 보령제약 경영을 맡아온 김광호 대표이사의 성적표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던 상황에서 회장에 취임하며 그룹 살림을 도맡게 됐다. 김광호 대표는 취임 첫 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최근까지도 업계 성장률을 밑도는 성적표를 보여 왔다. 그룹 내부에선 김 회장이 수년째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보령에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최근 잇따른 악재가 김 회장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만드는 것도 사실상 이런 배경에서다. 보령은 얼마 전 ‘석면 파우더’ 파문으로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아기들이 몸에 바르는 베이비파우더에서 발암물질1급으로 꼽히는 ‘석면’이 검출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던 것이다. 현재 ‘석면 함유 베이비파우더 사건’과 관련해 소비자들은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상태다. 이에 앞서 보령은 ‘삼켜도 된다’고 광고한 어린이용 치약은 허위광고로 식약청의 판매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동안 ‘타티네 쇼콜라’, ‘오시코시’ 등 의류 브랜드를 들여와 사업을 다각화하며 보령메디앙스를 유아업계 선두기업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 회장은 이같은 악재가 잇따라 겹치면서 회장 취임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불행히도 김 회장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분위기다. 보령은 최근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이 6월 말까지 일정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5년마다 한 번씩 받는 정기 세무조사라는 게 보령 측 설명이다. 그러나 통상 대기업 조사를 진행하는 조사1국에서 보령제약의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는게 아니냐는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김 회장에게 경영권이 승계된 지 얼마 안된 시점인 탓에 이와 관련된 세무조사가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령 측 관계자는 “정기 세무조사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는 부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취임 이후 공교롭게도 악재가 터지긴 했지만 김은선 회장님의 경영능력으로 봤을 때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신성장동력 발굴은 물론, ‘석면 파우더’로 이미지가 바닥까지 떨어진 회사 신뢰도를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 세무조사를 무사히 통과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있다. 최근의 악재들이 취임 100일을 준비하고 있는 김 회장의 경영능력을 시험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이는 배경이다. 1986년 입사해 경우 일찌감치 아버지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며 그룹 운영에 잔뼈가 굵은 김 회장이 최근의 악재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그의 리더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