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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7-02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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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김승연 뭘 하길래 - 자존심 구긴 회장님 ‘아직 동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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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보다 적극적인 경영스타일을 선보여왔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최근들어 유독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 대외활동 줄이고 그룹 내 경영현안 집중 “대우조선 악몽 여전” 해석 3,150억 이행보증금 소송 실패시 ‘책임론’ 재부상 속앓이 ‘침잠 행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행보가 관심사다. 누구보다 적극적인 경영스타일을 선보여왔던 그가 최근들어 유독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그의 행보와 노출은 예년에 비해 확실히 줄어들었다. 공식적인 활동이나 현장경영도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중대한 사안이 아니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최근 경제불황에 따른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대부분의 총수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며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인데 반해 재계 대표적인 ‘공격경영’의 김 회장은 그와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유가 뭘까.
김승연 회장은 왕성한 현장경영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을 비롯해 생산현장, 봉사현장 등 곳곳을 찾아다니며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혁신을 강조한다. 신입사원 연수 등에도 참석해 직원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스킨십 경영도 김승연 회장의 대표적인 경영 스타일이다. 국내 재계 총수들 중에서 비교적 ‘젊은’ 탓에 그동안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여왔던 게 사실이다.
주춤해진 대외활동 ‘왜’
그런 김 회장의 보폭이 최근 들어 부쩍 좁아진 분위기다. 예년보다 행보와 노출이 줄어들었다. 지난 2월 한화그룹 장교동 사옥에서 열린 ‘2009 경영전략회의’에 이어, 지난달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대한생명 연도상 시상식’에 4년 만에 참석한 것,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문한 것 정도가 눈에 띄는 굵직한 활동이다.
재계에선 대우조선해양 본계약 체결 무산 전후의 행보가 상반된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 ‘대우조선 인수 실패’에 따른 후유증이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김 회장은 “인생의 가장 큰 승부수를 대우조선해양에 걸고 있다”고 할 만큼 인수전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제2의 창업’이라고 표현했을 정도였다. 그런 대우조선을 어이없이 놓치면서 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M&A 불패 신화’를 써왔던 ‘승부사’ 김 회장에겐 잠이 오지 않을 상황이었을 터. 그가 대우조선 협상 결렬 발표가 있을 즈음, 일본행을 택한 것도 대우조선 인수 실패로 주변 시선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결국 상처입은 자존심을 회복하지 못한 김 회장이 칩거를 계속하고 의기소침해 하면서 이전 행보와는 다른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 회장은 특히 최근엔 산업은행에 납입했던 3,150억원의 인수 이행보증금 반환 문제에 신경 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만약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실패할 경우,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대우조선 인수 실패에 따른 책임론으로 여전히 가시방석인 김 회장 입장에선 적잖이 신경 쓰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조직폭력 사건으로 처벌됐던 김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사실상의 첫 작품이었던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이 총수의 경영판단 착오라는 ‘책임론’까지 제기되면서 그룹의 위상과 분위기가 가라앉기도 했던 게 사실. 김 회장이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한화의 주식을 사들이는 등 분위기 쇄신에 나서면서 움츠려 있던 한화가 기지개를 켜는 듯 했다. 하지만 이행보증금 소송이 최근 본격화 되면서 김 회장은 여전히 좌불안석이다.
자존심 상처입고 의기소침?
특히 이행보증금을 둘러싼 산업은행과의 법적 소송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김 회장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소송을 무작정 그만둘 수도 없는 처지다. 이행보증금 손실에 따른 주주들의배임 소송이 제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화 입장에서서는 주주들에게 최대한 돈을 돌려받으려고 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결국 ‘한화의 딜레마’인 셈이다.
현재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 관련 컨소시엄과 양해각서를 해제하는 등 이행 보증금 반환 소송 준비에 들어갔다. 한화석화, 한화건설과 함께 대우조선해양 주식수의 비율에 따라 이행 보증금 비용을 분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정산 합의서를 체결하기로 했다. 공시의 요지는 산업은행에 낸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3사가 분담한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소송을 진행해서 되돌려 받는 부분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나누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송 제기 일정은 물론, 로펌도 정해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된 것이 오히려 ‘승자의 재앙’을 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조선업 전망이 밝지 못한 가운데 수개월째 수주를 받지 못하고 있는 대우조선을 막대한 빚을 내면서까지 인수했다면 한화그룹 역시 최근 은행권 주채무계열 구조조정에서 혹독한 비용을 치렀을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하지만 대우조선 인수 무산으로 한화가 유·무형의 타격을 크게 받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룹의 미래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했고, 무엇보다 ‘타고난 승부사’로 통하던 김 회장의 자존심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여기에 산업은행과 3,15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놓고 다시 험난한 싸움을 해야 한다. 김 회장을 향한 ‘책임론’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대우조선 인수 무산 이후, 그린에너지와 바이오에서 미래의 신성장 동력을 찾는데 전력투구하고 있는 한화. 대우조선의 악몽에서 벗어나려 애쓰고는 있지만 중도 포기에 따른 후유증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침잠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 회장의 복심은 과연 무엇일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시점이다.
정소현 기자 coda03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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