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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7-02 01:14
김우중 재기 프로젝트 전모 - ‘대우왕국’ 재건 거점은 베트남
 
△ 최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롯데백화점의 베트남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복귀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게 점쳐지고 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지난 2007년 사면 된 이후 김 전 회장의 ‘재기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었지만 이번만큼은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최근엔 김 전 회장이 롯데백화점의 베트남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복귀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일부 재계 인사들 사이에선 김 전 회장이 베트남을 베이스캠프 삼아 재기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나돌고 있다. 그동안 ‘설’로만 제기돼 왔던 김 전 회장의 경영복귀, 혹은 재기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일까. 김 전 회장의 재기 프로젝트 실체를 추적했다.

롯데백화점 하노이 출점 위한 부지 인허가 협상에 개입 ‘다리’ 역할
롯데 입점 예정부지, ‘옛 대우그룹 임원들 출자회사’ 소유로 알려져
김우중 최측근 “회장님이 돕는 것 사실, 베트남 잦은 왕래 이 때문”


지난 2007년 12월 31일 사면된 이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베트남을 자주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사업구상을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돌았고, 올해 들어선 공식적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활동 폭을 넓히면서 재기 관측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베트남 재기설’ 구체적 정황 속속

이런 가운데 최근 김 전 회장이 국내 기업의 베트남 진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알려지면서 ‘재기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롯데는 하노이에 있는 1만4,000㎡(약 4,200평) 규모의 나대지를 백화점(해외 4호점) 부지로 매입을 결정하고, 땅 사용권자인 룩셈부르크 C사의 베트남지사와 최종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김 전 회장은 롯데백화점의 사업부지 확보 및 건축 인허가 등 각종 사업진행 과정에 깊숙이 개입해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언론은 해당 부지의 사용권자인 C사와 롯데의 만남을 김 전 회장이 주선했으며, 가격 협상은 물론 베트남 정부의 인허가 등에서도 김 전 회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알려진 것처럼 김 전 회장이 롯데의 베트남 진출에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사실이고, 또 롯데와 김 전 회장 양측의 협력이 좋은 성과를 낸다면 김 전 회장도 건재를 과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던 그의 ‘재기설’은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그의 최측근인 백기승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회장님이 도움을 주고 계신 것이 맞다”면서 “롯데 측의 요청이 있어서 움직이고 계신데, 경기가 어려워서 일이 어려울 줄 알았더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베트남에 바쁘게 오가셨던 데는 이 일 때문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 전에 대우가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허가받아 놓은 것이 있는데, 시간은 흘러가고 개발은 해야 하니까 직접 나서서 일을 추진하신 것 같다”면서 “롯데가 베트남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회장님이 직접 나서서 가교 역할을 하고 계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쯤되자 재계 인사들 사이에선 소문만 무성했던 김 전 회장의 ‘베트남 재기설’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베트남은 김 전 회장이 ‘제2의 고국’으로 부를 정도로 정·재계 인맥이 막강하고, 베트남 하노이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의 입안자로 지금도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재기할 수 있는 최적의 ‘거점’으로 꼽혀왔다. 특히 이번 롯데백화점의 베트남 진출과 관련, 땅 사용권자인 ‘룩셈부르크 C사의 베트남지사’가 옛 대우그룹 임원들이 출자해 만든 회사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전 회장이 베트남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는 관측에 상당히 높은 가능성을 실리고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 김우중 재기 후원설도

이런 상황에서 김우일 전 대우그룹 구조조정 본부장의 발언은 주목할 만 하다. 김 전 본부장은 얼마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만일 김 회장이 다시 재기에 나선다면 아마도 것은 국내가 아니라 해외(베트남)가 될 것”이라며 “김 회장은 이미 귀국하기 전인 2004년부터 베트남에서 호찌민시 부근에 약 400만평에 달하는 대단위 신시가지 개발 프로젝트를 따냈다. 사업규모가 20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었는데, 김 회장은 2004년까지 베트남에서 이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자자금 조달에 매달린 것으로 알고 있다. 김 회장으로서는 베트남이 마지막 희망”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도피생활을 마감하고 2005년 6월 귀국하기 전까지도 베트남 각종 사업에 관여했는데, 하노이 근교에 추진되고 있는 골프장 및 콘도 사업, 하노이 대우 호텔 인근의 65층 짜리 비즈니스 센터 건설 사업 등에 관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 대우 핵심 직원에 따르면 현재 김 전 회장은 베트남에 소규모 제조업체도 운영하고 있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일부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롯데가 김 전 회장의 재기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추측도 나오고 있다. 김 전 회장이 롯데의 베트남 백화점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도와주는 대가로 모종의 ‘밀약’이나 ‘거래’가 오가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업계에선 롯데그룹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이 최근 베트남에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김 전 회장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앞으로 호찌민시와 하노이시를 중심으로 백화점을 5개 이상 추가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기승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는 그러나 김 전 회장의 행보에 대해 “한국 기업을 돕고 싶은 순수한 마음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백 전 이사는 “회장님은 늘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힘이 다해 돕고 싶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옛 대우그룹 임원들이 출자한 회사로 알려진) C사에는 회장님의 지분이나 직함 등 업무가 전혀 없다. 순전히 국내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하시는 것뿐이다. (성사여부는 모르겠지만) 중간중간에 베트남에 진출했거나, 진출 예정인 한국계 기업들에게 도움을 준 것으로 안다. 이번 일도 그런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장님의 최근의 움직임을 ‘재기’가 아니라 ‘활동재개’ 수준으로 봐야할 것”이라면서 “나이와 건강 등을 생각하면, 재기로 보기엔 무리가 있지 않겠는가. ‘활동재개’ 정도로 봐달라. 회장님 스스로도 ‘재기’는 합당한 표현이 아닐 거라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 20일 열린 창립기념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김 전 회장은 사업 재개 여부를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병 다 낫고 정리가 되면 다음에 할게요”라고 응답했다. 또 김 전 회장은 창립기념 행사 후 옛 대우그룹의 사장들과 가진 만찬자리에서 “고맙고 미안하다. 1년 정도 몸을 잘 추스른 뒤 자주 보도록 하자”며 눈시울을 붉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보인 김 회장의 언행을 종합해 보면 당장은 아니지만 재기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과연 17조원 추징금이라는 무거운 사슬을 달고 있는 김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재기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소현 기자 coda03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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