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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4-2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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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막고 외제 스포츠카로 미친 질주 ‘경악’ - ‘도박성 경주’ 첩보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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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심야시간대 수도권 인근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외제차로 자동차 경주를 벌여온 폭주족 301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과는 주말 심야시간대 도심 외곽 도로에서 고속 질주로 승패를 가리는 자동차 경주 게임을 벌인 혐의(도로교통법 위반 등)로 301명을 적발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이들은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담보로 외제 고급 스포츠카를 몰며 도로를 강제로 막은 상태에서 722차례나 자동차 경주를 일삼았다. 이들은 한밤 도심 통행이 뜸 할 때도 짧은 구간을 굉음을 내며 질주하고 2~3대가 엉켜서 고속으로 주행하는 등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도로위의 공공의 적’으로 악명이 높았던 것으로 <시사 코리아>취재 결과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이들은 작년 3월부터 11월까지 주말마다 밤에 인천공항 고속도로 영종도 구간, 경기도 분당 모란기지창 부근, 임진각 근처 자유로, 서해대교 인근 도로 등에 모여 ‘드래그 레이스(drag race)’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드래그 레이스란 단거리에서 가속 능력을 겨루는 경주 방식으로, 이들은 직선 도로 400m 구간에서 2대의 차량이 승부를 가리는 경주를 펼쳐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드래그 레이스를 주최한 국내 최대 중고차 사이트 운영자 2명과 인터넷 사이트 및 카페 운영자 황모(30·병원 운영)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4개 폭주 조직 회원등 29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같은 해 11월께까지 드래그 레이스 목적의 인터넷 사이트와 카페를 개설, 회원 등만 알 수 있도록 ‘ㅇㅈㄷㄷㄹㄱ A지역(영종도 드래그 남쪽)’ 등 ‘약어’를 사용해 회원들과 폭주 장소를 은밀히 공유하며 경찰 단속망을 교묘히 피해왔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들의 한번 경주에 구경꾼 차량까지 최대 150대가 참가했고 경주현장에 실제 자동차 경주에 사용되는 대형 계측시계를 설치하고 400m 구간 앞뒤에 빨간색 지시봉을 가진 요원을 배치해 일반차량의 통행을 막기도 했다. 경찰은 드래그 레이스에 가담한 피의자 중에는 의사와 약사, 간호사, SOFA(미군속), 엔터테인먼트 대표, 골프선수, 방송사 PD, 유명대학교 학부, 대학원생 및 교수자녀, 방위산업체 연구원, 대기업 임원 자제, 고소득 자영업자 등이 다수 포함돼 있고 특히 폭주족 중에는 시민단체에서 어린이교통안전연구원으로 일하는 정 모씨(27세, 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일수록 법질서 훼손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아직 검거되지 않았지만 목격자 진술에 따라 조사 중인 대상자 가운데는 방송인 배모 씨(37)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폭주족들의 자동차 경주는 조직적으로 운영됐다. 주말마다 장소를 바꿔가며 밤 12시에서 새벽 2시까지 이뤄졌다. 임진각 근처 자유로에서 경주를 벌일 때는 임진각 위에 경찰 출동을 감시하는 보초도 세웠다. 경찰이 보이면 150~200대의 차량이 일제히 전조등과 시동을 끄고 조용히 기다렸다. 차량이 한꺼번에 폭주 장소로 이동하기 편하도록 신호등을 조작하기도 했다. 레이스 참가자들 가운데도 일반인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초고가의 자동차를 몰던 폭주족도 상당히 많았다. 폭주 참가 차량 중 김모씨(31·외제차 수입업)의 페라리 엔초는 시가 17억 원 정도의 차량이다. 경주에 참가한 의사 이모씨(38)는 국내에 2대밖에 없다는 마세라티(14억5000만원 상당)를 몰았다. 지방의 중견 건설업체 대표 김모씨(42)는 10억 원 상당의 코닉세그와 람보르기니·벤츠·페라리 등 5대를 번갈아 타며 63차례나 경주에 참가했다. 정모씨(30·자영업)는 경주를 홍보하기 위해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람보르기니를 몰고 시속 350㎞로 달리는 동영상을 찍어 올렸다. 정씨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로 차를 몰았다.
경찰은 사이트 게시판 내에서 빈번히 이뤄지는 폭주 모임을 방치한 혐의로 국내 최대 중고차 사이트 운영자 2명도 이번 형사입건 대상에 포함했다. 경찰 관계자는 `폭주가 벌어진 도로변의 주민들은 소음이나 위협감에 시달린 나머지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극심한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의 폭주는 자신의 목숨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해를 입힐 수 있는 중죄”라며 “그런데도 최고 벌금 300만 원 외에 아무런 행정처분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은 최근 돈거래가 이뤄지는 도박성 ‘드래그 레이스’가 성행한다는 제보를 토대로 관련자들에 대한 내사를 벌이고 있다.
◆드래그 레이스(Drag Racing)=자동차 스피드 경주를 일컫는 말이다. 4분의 1마일(402m)을 달리는 단거리 경주다.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미국에서 인기를 얻으며 많은 영화의 소재가 됐다.
김영환 기자 sisa@sisa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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